◀ 리포트 ▶
지난해 3월, 안면 윤곽 수술을 받다 숨진 고(故) 정혜림 씨의 수술실.
혜림 씨와 불과 2미터 남짓 떨어진 옆 수술대에서는 다른 환자의 코 성형수술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환자의 집도의가 수술 도구를 내려놓고, 가운을 벗으며 수술실을 떠납니다.
그러자 수술을 보조하던 간호사가 환자의 얼굴을 잡더니 기구를 집어듭니다.
이어 거즈로 피를 닦아내고, 수술 부위를 꿰매는 듯한 모습이 나옵니다.
수술용 실로 매듭을 짓는 것처럼 보이는 손놀림도 포착됐습니다.
[김선웅/성형외과 전문의] "뒤쪽에서 이렇게 봉합을 한 걸로 보입니다. 불법이죠. 부분적 대리수술로 봐야 되겠죠."
수술 부위를 꿰매는 봉합 작업은 엄연히 수술의 일부라 의사가 해야 합니다.
하지만 간호사의 수술은 집도의가 돌아올 때까지 10분 이상 계속됐습니다.
사실상의 '대리수술'입니다.
이 병원에서 일했던 의사는 봉합은 물론, 남은 피부를 잘라내는 절제 등 마무리 수술을 간호사에게 맡기는 일이 흔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지어 이 병원은 2020년 9월, '봉합'을 담당하는 간호사를 모집한다는 채용 공고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전 OO성형외과 의사] "수술실 간호사가 봉합을 전부 다 했고, 필요에 따라서는 피부를 절제하는 것조차도 간호사가 전담을 했었고요. 그런 것들이 이제 아예 루틴화가(일상이) 돼서…"
병원 측은 대리수술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병원에서 발생한 또 다른 의료사고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혜림 씨 사건의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2020년 8월, 환자가 의식불명에 빠지는 의료사고도 있었다'는 병원 측의 진술이 기록돼 있습니다.
"얼굴 주름 제거와 지방흡입술을 받던 환자에게 심정지가 왔고, 의식은 회복됐지만 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팔다리가 일부 마비되는 사고가 있었다"고 진술한 겁니다.
http://news.v.daum.net/v/20220329200408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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