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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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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라는 말은 과학소설(
SF
)계의 고전이 된 닐 스티븐슨의 책 <스노크래시>를 통해 처음 널리 알려졌다. 소설은 아바타를 “눈에 보이는 건 광섬유를 통해 내려온 정보에 따라 컴퓨터가 그려낸 움직이는 그림에 불과하다. 사람처럼 보이는 건 ‘아바타’라고 하는 소프트웨어들이다. 아바타는 메타버스에 들어온 사람들이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자 사용하는 소리를 내는 가짜 몸뚱이”라고 설명한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또 다른 나’ 아바타를 가상 세계 밖으로 꺼낸 것은 영화 <아바타>다. <터미네이터> 시리즈(
1984~
)와 <타이타닉>(
1998
) 등으로 유명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2009
년 극장에 내놨던 이 영화는 당시 전세계에 ‘아바타 신드롬’을 일으켰다.
2150
년, 지구가 에너지 고갈 위기에 놓이자 인류는 새 에너지 광물 언옵타늄의 거대한 매장지인 외계 행성 판도라로 향한다. 민간 기업 아르디에이(
RDA
)가 무시무시한 군사력을 앞세워 외계 행성 식민 원정에 앞장선다. 이곳에 원주민 나비족이 산다. 원주민 포섭을 위해 나비족 디엔에이(
DNA
)를 복제한 ‘아바타’(인공신체)가 만들어졌고, 이 ‘분신’을 조종할 인물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 설리(샘 워딩턴)가 선발된다. 전쟁에서 다리를 잃은 설리는 인공신체에 자신의 정신을 결합해 신체적 자유를 얻는다. 천신만고 끝에 원주민 내부에 깊숙이 침투하지만, 나비족과의 원치 않는 전쟁에 휘말리게 된다.
캐머런 감독은 <아바타>에서 지구와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행성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3차원 입체영상 수준을 끌어올려 놀랍도록 아름다운 별세계를 손으로 만져질 듯 구현했다는 찬사도 나왔다. 각종 기록도 갈아치웠다. 미국 영화 집계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를 보면, <아바타> 누적 관객 수입은
29
억
2160
만달러(4조
1800
억원)로 세계 역대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갖고 있다. 골든글로브 작품상·감독상, 미국 아카데미 촬영상·미술상·시각효과상 등 각종 트로피도 휩쓸었다.
흥행은 신드롬으로 이어져 사회 문제를 설명하는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나비족이 현실 지구의 사회약자들과 오버랩되면서, 중국의 철거민 문제나 미국의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비유로 활용됐다. 국내 정치권에선 ‘○○ 아바타’라는 표현으로 자기 정체성 없는 행태를 비꼬는 데 쓰이기도 했다.
지난 6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영화의 속편 격인 <아바타: 물의 길> 맛보기 영상(푸티지)이 공개됐다. 올겨울 개봉을 앞뒀는데, 1편 이후 무려
13
년 만이다.
18
분가량의 맛보기 영상 공개 뒤,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랐던 전편과 견줘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각적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바타> 속편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온전히 극장용으로 만들어졌다는 데 있다. 암울했던 코로나 시대 오티티(
OTT
)가 큰 구실을 했지만, 거대한 스크린과 최고 수준의 음향시설을 갖춘 극장만이 주는 경험도 있다. 캐머런 감독은 “저도 집에서 티브이로 영화 보고, 오티티도 보지만 영화적 경험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 집단으로 모여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여정을 떠날 수 있는, <아바타>가 바로 그 영화”라고 밝혔다. 코로나 이후 떠났던 극장 관객들을 불러 모으는 ‘아바타2 신드롬’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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