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신모(29)씨는 지난 2005년 한 방송사에서 방영한 드라마 ‘제5공화국’을 1편부터 다시 보고 있다.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본 뒤로 한국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게 돼 이전에 나온 관련 콘텐츠들을 찾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신씨는 “학창시절 12·12라는 사건이 있었다는 것 정도만 배운 탓에 자세한 과정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이야기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흥미를 느껴 앞으로 신군부 시절은 물론 그 전후 역사를 다룬 근현대사 콘텐츠를 계속 찾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콘텐츠들이 MZ(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세대 관심을 크게 받고 있다. 영화 서울의 봄을 계기로 12·12 군사반란이라는 사건에 흥미를 느낀 젊은층이 이른바 ‘격동의 시기’였던 1900년대 중후반 한국 역사 전반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사망한 10·26 사태나 5·18 광주 민주화운동, 6월 항쟁 등을 다룬 영화는 이전에도 여럿 있었으나 12·12 군사반란 하나만을 집중 조명한 영화는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서울의 봄은 개봉 2주도 안 된 시점에 관객 400만명 이상을 동원하며 흥행몰이 중이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범죄도시 3′에 이어 두 번째로 흥행 속도가 빠르다.
서울의 봄을 향한 MZ세대 관심도 눈에 띈다. CGV가 제공하는 연령별 영화 예매 분포에 따르면 서울의 봄을 예매한 관객들 중 56%는 MZ세대라 불리는 20대, 30대였다. 구체적으로 30대가 30%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20대(25.9%), 40대(23.3%), 50대(17.2%) 등이 이었다.
영화계에서는 “보기 드문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극장가 핵심 관객은 20대, 30대지만 과거 역사를 다룬 영화는 30대와 40대 관객들이 주요 관객층을 차지해 왔다는 이유다. 일례로 작년 말 개봉해 안중근 의사를 다룬 영화 ‘영웅’의 연령대별 관객 비율은 CGV 기준 40대가 29.1%로 제일 높았다. 같은 해 개봉한 이순신 장군의 전기 영화 ‘한산-용의 출현’은 30대 27.8%, 40대 27.3%, 20대 24.8% 순이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담당은 “역사적 실화를 다룬 내용에 가장 열광하는 연령대가 3040이 아닌 2030이란 점은 이전 사례들을 감안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부분”이라며 “10·26 사태를 다룬 3년 전 영화 남산의 부장들에 2030 관객이 몰렸던 것을 이번 서울의 봄과 비슷한 사례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http://n.news.naver.com/article/366/0000952378?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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